조직 구성원의 기업 ESG 인식과 서비스 품질: 택배 서비스를 대상으로 한 다수준 분석
The Relationship between Employees’ ESG Perception and Service Quality: A Multi-level Analysis in the Korean Parcel Delivery Indust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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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ns Abstract
Purpose
This study examines the relationship between the environment, society, and governance (ESG) perception of service providers and service quality by considering job satisfaction as a mediator in the Korean parcel delivery context.
Methods
This study uses a multi-level analysis by incorporating organizational and individual levels of analysis. It employs a survey method for measuring the ESG perception of parcel delivery persons and service quality ratings from the Korean government. A hierarch regression analysis with 241 responses was used to test hypotheses.
Results
The results of this study provide evidence that the ESG perception, particularly its social dimension, of parcel delivery persons is positively associated with service quality. This study also finds the positive effect of the ESG perception on job satisfaction. However, the mediating effect of job satisfaction between the ESG perception and service quality was not confirmed.
Conclusion
This study presents significant implications for scholars and practitioners. Parcel delivery companies should implement relevant ESG activities and communicate them with their service persons to improve delivery service quality. The ESG perception of employees plays a critical role in the moment of truth in parcel service delivery to enhance customer satisfaction and service quality.
1. 서 론
전자상거래와 모바일 경제의 확대에 힘입어 지속적으로 규모가 증가해 온 택배 산업은 최근 COVID-19 상황을 맞아 성장 속도가 더 빨라지고 있다. 2012년 약 14억 건이었던 택배 건수는 2020년 33억 7천만 건으로 늘었다(Chosun Daily News, 2021). 2019년 대비 2020년에만 20.93% 증가한 규모다. 택배 시장 규모 역시 급속히 커지고 있다. 2012년 3.5조원 규모의 시장이 2019년에는 6.3조원으로 확대되어 80% 성장세를 보였다(Deep Search, 2021). 택배 산업은 상거래를 촉진하는 기반으로 중요할 뿐 아니라 택배 서비스 일자리를 통해 국가 경제에 기여가 높은 비즈니스로 중요성이 높다(Lee, 2020). 2020년 택배 기사는 약 5만 4천명으로 지난 10년간 2배가 늘었다(Economic Review, 2020). 택배는 일반 국민이 일상에서 가장 흔히 체험할 수 있는 서비스가 되었다. 2019년 기준으로 우리나라 국민은 연평균 53.8건의 택배를 이용한다고 조사되었는데 실제 경제활동을 영위하는 경제활동인구를 기준으로 하면 연간 100건에 달하는 수치이다(Economic Review, 2020). 택배 서비스는 고객이 체감하고 즉각적인 반응을 목격할 수 있는 서비스 품질 발현의 대표 업종이 되었다. 서비스에서는 종사자와 고객이 대면하는 진실의 순간(service encounter또는 the moment of truth)이 고객의 만족과 서비스 경험 품질에서 중요하다고 알려져 있다(Bitner et al., 1990). 서비스 종사자의 감정, 정서, 즉흥적인 행동이 조우(enconter) 순간에 고객에게 그대로 전달된다(Barger and Grandey, 2006; Bitner et al., 1994). 빈번한 조우가 이루어지는 택배 과정에서 서비스 품질에 미치는 서비스 종사자의 역할이 중요하게 고려되는 이유이다.
택배 산업의 중요성과 지속적인 성장의 이면에는 택배 서비스 종사자와 관련된 사회적 갈등이 잠재되어 있다. 열악한 근무환경, 높은 업무강도와 늘어나는 재해 위험성 등 쟁점이 반복적으로 제기된다(Lee, 2020). 급증하는 택배 건수에 비해 택배 평균단가는 지속적으로 낮아지고 이에 따라 수수료가 계속 인하되는 것이 불공정 관행으로 이어지는 원인으로 지목되기도 한다(Deep Search, 2021; Shin, 2017). 2012년과 비교하여 2019년 택배 건당 단가는 10% 떨어진 반면 택배업 재해건수는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The Korean Government Policy Briefing, 2020). 택배 서비스와 관련된 사회적 문제는 서비스 종사자 개인의 안전이나 근로조건 쟁점을 넘어 택배 서비스 품질 전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중대성을 내포하고 있다. 서비스 품질 관점에서 택배 서비스 종사자의 인식, 정서, 직무를 접근해야 하는 이유가 된다.
최근 ESG(Environment, Society, Governance: 환경, 사회, 지배구조의 약어)가 국내외 기업 현장의 최대 관심사로 등장했다. 환경, 사회적 가치 창출과 투명하게 소통하는 경영체제를 지향하는 경영 패러다임으로 비즈니스와 경영학 분야의 오랜 쟁점이었던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 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이 비즈니스 의미로 조작화된(operationalized) 개념으로 이해된다(Kong and Lee, 2022). CSR과 지속가능 발전(Sustainable Development)이라는, 다소 추상적이고 모호한 관념을 비즈니스 의미로 명확화된 것으로 ESG가 경영 전략적 쟁점으로 부상한 배경은 금융과 기후변화가 크다. 금융권의 지속가능성 지향은 투자 포트폴리오에 ESG 평가등급을 반영하는 것으로 기업에게는 전방위 ESG 압력으로 작용한다. 예를 들어, ESG 투자펀드 자산규모는 2021년 기준으로 40조 달러를 넘어섰다(Bloomberg Intelligence, 2021.02.23일자).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국제 공조가 또 다른 ESG 배경이다. 포춘500대 글로벌 기업 중 20% 이상이 탄소중립을 선언했고 그 수는 계속 늘어나고 있다(UNFCCC, 2021). 국내 물류 기업도 ESG경영 흐름에 동참하고 있다. 국내 최대 택배기업인 CJ대한통운은 탄소제로협의체를 구성하고 물류기업 최초로 컴플라이언스 경영시스템 국제표준 인증을 획득했다고 발표했다. 폐플라스틱 재활용부터 시니어 일자리 창출, 그리고 지속가능성 보고서를 통해 소통을 강조하고 있다(CJ Logistics, 2022). 롯데글로벌로지스도 340억 원 규모의 ESG채권을 발행하고 ESG 추진을 위한 경영위원회를 신설하였다(Lotte Global Logis, 2022). 한진택배는 택배 수송차 전기차를 전환하고 택배 기사의 근로환경 개선, ESG채권 발행을 핵심 방향으로 설정하였다(Green Post Korea, 2021). 그러나 택배 물류 기업의 ESG 선언과 방침에 있어 택배 종사자 이슈는 중요하게 다루어지지 않고 있다. 택배 기업의 ESG경영 의지 속에서도 택배 서비스 종사자에 대한 사회적 문제가 동시에 회자되는 것은 택배 업종이 가진 독특한 특성에도 귀인한다(Lee, 2017). 택배 서비스 종사자는 택배 서비스 품질과 경쟁력을 형성하는 중요한 인적 자원이다. 기업 차원의 ESG 경영선언과 여러 활동이 택배 종사자에게 어떻게 인식되는지, 이러한 인식이 서비스 품질과 어떤 관계가 있는지 알려진바는 매우 적다.
이러한 배경에서 이 연구는 택배 서비스 종사자(택배 기사)가 인식하는 자사(소속기업)의 ESG 수준이 서비스 품질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탐구하였다. 직무만족을 매개변수로 개인 단위 ESG인식과 조직단위 서비스 품질을 연결하는 개인-조직의 분석단위를 통합한 다수준 분석(multi-level analysis)을 시도한 이 연구의 차별성은 다음과 같다. 첫째, 택배 기업의 ESG 활동과 서비스 품질의 관계를 다루는 초창기 연구이다. 택배 기업은 기업 차원에서 다양한 사회적 책임 및 ESG 경영활동을 추구하고 있다. 하지만 실제 서비스 종사자가 소속 기업의 ESG 활동 수준을 어떤 수준에서 인지하고 있으며, 이러한 인식이 택배 서비스 품질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거의 알려지지 않았다. 기업이 행하는 ESG 경영활동이 서비스 종사자의 인식을 거쳐 서비스 품질로 연결되는 영향 경로를 설명하고 실증하였다. 택배 서비스 종사자가 소속 기업의 ESG를 좋게 평가할수록 조직효과성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사실이 일부 보고된바 있지만(Lee and Seo, 2017; Shi et al., 2016), 최종적으로 서비스 품질까지 영향이 이어지는지 연구가 필요한 시점이다. 둘째, 이 연구는 다수준 분석을 통해 개인-조직 수준의 분석단위(level of analysis)를 통합하려는 시도로 가치가 있다. ESG 경영은 기업 수준에서 발현되고 평가되는 활동이며 이 분야의 주된 연구도 기업의 ESG 활동 수준(또는 ESG성과)과 재무적 성과의 관계를 다루었다(예: Pedersen et al., 2021; Khan et al., 2016). 반면 조직구성원의 인식은 개인 수준 분석단위에서 연구된다(Aguinis and Glavas, 2012; Bauman and Skitka, 2012). 조직구성원이 인식하는 소속 기업의 ESG성과는 개인 단위에서 직무만족, 조직몰입 등과 연계하여 연구되어 왔다(Lee and Chen, 2018; Kim, 2015; Lee and Yun, 2011). 그러나 조직구성원의 ESG 인식도 궁극적으로는 기업 수준 성과와 연결되어야 한다. 이 연구는 소속 기업의 ESG에 대한 인식과 외부에서 기업 단위로 평가하는 서비스 품질을 통합하여 분석하였다. 물론 이 접근법은 서로 다른 분석단위를 뒤섞어 분석하고 해석할 때 발생하는 오류, 즉 생태적 오류(ecological fallacy)의 위험이 있다. 조직 수준의 서비스 품질을 개인 수준으로 단일화 하는 방식으로(예: Lee and Chen, 2018) 이 오류를 줄이면서 ESG-서비스 종사자의 인식-서비스 품질의 관계를 규명한 문헌으로 차별성이 있다. 셋째, 이 연구는 직무만족을 ESG 인식과 서비스 품질을 매개하는 영향 경로로 제안하여 이론적 타당성을 높이고 있다. 개인 단위의 ESG 인식과 조직 수준의 서비스 품질은 개념적인 거리가 멀어서 직접적 영향 관계를 논증하기 어렵다. 이 연구는 고객의 진실의 순간, 고객과의 조우를 통해 서비스 종사자가 서비스 품질에 미칠 수 있는 관계를 논증하고 있다. 서비스 업종을 대상으로 조직구성원의 ESG 인식이 조직효과성에 미치는 긍정적인 효과에 대해 보고가 늘고 있다 (Lee and Seo, 2017; Kim, 2015; Park, 2012). 이러한 개별 문헌의 논증을 설명 조각으로 활용하여 종합적인 영향 경로를 설정하고 실증을 시도함으로써 서비스 품질 연구 분야의 경계를 넓힌 점이 이 연구의 다른 차별점이라고 할 수 있다.
이 논문은 다음과 같이 구성되어 있다. 다음 2장은 택배 서비스 종사자 관점에서 ESG 인식에 대한 이론적 배경을 설명하고 연구 모형과 가설을 제시한다. 3장은 연구방법을 기술하고 4장은 분석결과와 발견점을 서술한다. 마지막 장은 시사점과 추후 연구방향을 정리한다.
2. 이론적 배경 및 연구모형
2.1 ESG 및 조직 구성원 ESG 인식
최근 몇 년 사이 경영 현장과 경영학 연구에서 ESG가 빠르게 회자되기 시작했다. ESG는 환경(Environment), 사회(Society), 지배구조(Governance)의 약자로 오랜 기간 중간관리자 수준에서 파편적으로 다루어지던 기업의 사회적 책임(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 CSR) 틈새 이슈가 기업 이사회에서 다루는 전략적 안건으로 부상했다는 평가다(Scott, 2021; Dai and Tang, 2022). 무엇보다 지속가능성을 지향하는 금융 움직임이 두드러진다. ESG 평가 등급을 투자에 중요하게 고려하면서 산업계 전반에 ESG 압력이 되고 있다. ESG 투자펀드 규모가 2021년 기준으로 40조 달러를 넘어섰다 (Bloomberg Intelligence, 2021). OECD를 포함한 주요 국가들이 도입한 ESG 자본시장 정책도 2010년 이후 10년간 세 배 증가했다(UN PRI, 2022).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BlackRock)을 선두로 글로벌 투자기관이 투자 포트폴리오를 선정할 때 기업의 ESG를 핵심 요소로 반영하겠다고 공식 선언하면서 자본시장이 ESG를 핵심 쟁점으로 만들고 있다. 기후변화도 중요한 ESG의 추진동력이 되고 있다. 기후변화는 적절한 조치가 없을 경우 2050년까지 세계 GDP의 18%에 달하는 손실이 예상되는 글로벌 도전과제이다 (Guo et al., 2021). 국가와 기업, 기업연합이 탄소 순배출을 제로로 만들려는 움직임, 즉 탄소중립(carbon neutrality) 또는 넷제로(net-zero)를 선언하며 저탄소 경제 전환을 시작하면서 기후변화 대응이 ESG의 핵심 과제로 인식되고 있다(Linnenluecke, 2022). 경영학 연구에서 ESG의 뿌리를 CSR에 두고 있다. 주주를 포함한 이해관계자에 대한 기업의 책임 있는 경영활동으로 이해되는데(Lee and Hong, 2016), Elkington(1997)이 제안한 트리플바텀라인(triple bottom lines) 개념을 통해 경제, 사회, 환경적 차원의 세 가지 균형 있는 성과로 개념을 명료화한 배경이 있다. 경제, 사회, 환경 세 가지 범주 구성은 매우 직관적으로 받아들여진다. ESG는 기업의 트리플바텀라인 범주의 성과를 측정하고 평가하기 위한 도구에서 출발했다(Kong and Lee, 2022). 기업의 성과를 환경적 측면(E), 사회적 측면(S), 그리고 지배구조 측면(G) 세 가지로 나누어 평가하면서 ESG 평가라고 불리는데 기업이 이러한 외부 평가에 대응하기 위하여 세 가지 성과를 균형 있게 추구하는 방향으로 경영활동을 바꾸어 가면서 ESG 경영이 대세가 된 배경이 있다(Kim et al., 2016). ESG 경영활동은 다양한 영역을 포괄하는데 환경, 사회, 지배구조 범주에서 주주, 고객, 종업원, 공급사, 지역사회, 환경, 글로벌 이슈 등 세부 이해관계자와의 관계에서 가치를 창출하려는 경영활동으로 일반적으로 이해된다(Shi et al., 2016).
ESG 연구는 조직 수준에서 기업 성과와의 관계 규명에 집중되어 왔다(Oosterhout and Heugens, 2008; Orilitzy et al., 2003). 개인 수준에서 접근하는 ESG 연구는 기업의 ESG에 대한 객관적인 평가(예: 한국지배구조원, MSCI 등 외부 신용평가기관이 매기는 ESG 등급)가 아닌 개인의 지각(또는 인식)을 중요하게 다룬다. 개인 수준의 ESG 연구는 크게 소비자를 다루는 마케팅과 조직구성원(종업원)을 연구하는 조직행동으로 구분된다(예: Kim, 2016; Newman et al., 2016; Aguinis and Glavas, 2012; Bauman and Skitka, 2012). 마케팅 분야에서는 기업의 ESG 성과(또는 CSR성과)가 소비자 태도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집중적으로 연구했다. 옳은 일을 하는 기업이 과연 소비자의 선택을 받을 것인가에 대한 주제는 긍정적인, 부정적인 결과가 동시에 보고되고 있다. 예를 들어, ESG는 브랜드의 후광효과를 주어 소비자의 긍정적인 브랜드 태도를 높인다는 연구(Cherney and Blair, 2015), 품질이나 다른 속성의 질이 떨어질 것이라는 인식을 주어 역효과가 있다는 연구(Newman et al., 2014)는 ESG의 효과가 단선적이지 않다는 사실을 잘 보여준다. 국내 연구는 대체로 ESG가 고객이 지각하는 서비스 품질, 고객 만족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는 결과를 제시한다(Kim, 2016; Yun, 2015). 기업 조직 구성원 시각에서 기업 수준의 ESG 인식에 대한 연구는 상대적으로 역사가 짧다(Aguinis and Glavas, 2012). ESG(또는 CSR) 연구는 기업 수준의 효과를 다루어 왔는데 종업원 연구는 개인의 인지를 분석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조직 수준 對 개인 수준이라는 분석 단위 차이 때문에 학술 연구가 깊이 있게 다루어지지 못한 이유가 있다(Bauman and Skitka, 2012). 분석 단위의 차이는 경영학 연구 여러 분야가 겪고 있는 공통적인 제약이다. 예를 들어, 조직행동 연구에서 종업원 만족을 다룬 연구는 큰 흐름이지만 개인 단위 만족이 기업의 재무적 성과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는 보고가 적다(Huang et al., 2015). 종업원 만족 대리지표로 ‘일하기 좋은 직장(GWP: Great Work Place)’ 평가 등이 활용되기도 하지만(Grennan, 2013), 종업원의 실제 평가를 기반으로 연구를 수행하기는 어려웠다. 최근 종업원의 기업평가에 대한 대중 자료원(crowdsourced employee ratings, 예를 들어 Glassdoor, JobPlanet 등) 활용이 가능해지면서 개인단위 인식을 종합(aggregation)하여 조직단위 성과와 연결하는 연구가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예: Welch and Yoon, 2020; Green et al., 2019) Welch and Yoon(2020)이 최근 ESG, 종업원만족, 기업성과를 조직단위에서 분석하여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하지만 지금까지 종업원과 기업의 ESG 연구는 분석 단위를 개인 인식으로 낮추어 연구되었다. 서비스 품질 분야에서 기업의 ESG 성과는 내부 구성원의 직무만족, 조직몰입 등 조직효과성에 긍정적 영향을 준다고 보고되고 있다(Lee and Seo, 2017; Shi et al., 2016; Kim, 2015; Kim et al., 2015). 하지만 외부로부터 받는 기업의 ESG 상찬에 대해 내부 구성원이 냉소적인 생각을 가질 수도 있으며 이때 역효과가 생길수도 있다(Lee and Yun, 2011). ESG가 고객 인식에 주는 영향이 단편적이지 않은 것과 동일하게 조직 구성원에 미치는 효과 역시 다양한 면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연구들이다.
2.2 연구모형과 가설: 택배 서비스 종사자의 ESG 인식과 서비스 품질
이 논문은 택배 서비스 종사자 관점에서 소속 기업의 ESG의 영향을 다수준으로 분석하였다. ESG에 대한 개인 분석 단위 연구(소비자 또는 조직 구성원)는 객관적 평가가 아닌 개개인의 지각(인식)을 중점으로 다룬다. 이 연구는 개인 단위의 ESG인식과 직무만족, 조직 수준의 서비스 품질 관계를 규명하는 연구 모형을 제시한다(그림 1). 소속 기업의 ESG에 대한 택배 서비스 종사자 인식이 직무만족을 통해 기업 수준의 서비스 품질에 영향을 미치는 과정에 대한 가설을 제시하고자 한다.
서비스 경영 연구에서 종업원의 ESG(또는 CSR) 인식과 기업 수준의 서비스 품질의 관계를 직접 설명한 연구는 매우 적다. 앞서 언급한 분석 단위의 차이 때문이다. 하지만 서비스 품질을 개인 분석 단위(예: 소비자의 서비스 만족 등)로 맞춘 연구는 대체로 고객이나 조직 구성원의 ESG 인식이 고객만족과 서비스 품질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는 결과를 제시한다(Bello et al., 2020; Han et al., 2019; Wang and Han, 2017).
Bello et al.(2020)은 고객이 인지하는 브랜드와 기업의 ESG 활동수준이 높을수록 고객만족과 서비스 품질 지각이 높아진다는 실증을 제시했다. ESG 인식은 기업과 브랜드에 대한 신뢰를 높이고 관계에 대한 확신을 높여 고객이 느끼는 서비스 품질을 높게 인식하게 한다고 설명한다. 일종의 후광효과(halo effect)가 있다는 것으로 제품과 서비스 성능에 대한 객관적 평가를 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ESG가 성능을 좋게 느끼게 한다는 설명과 같다(Cherney and Blair, 2015). 항공 서비스 업종을 분석한 연구는 고객이 인지하는 서비스 품질에 항공사의 ESG 지각이 결정적인 영향을 준다는 결과를 보여주었다(Han et al., 2019). 외부에 알려진 항공사의 ESG 활동이 승객이 항공사 브랜드를 평가할 때 긍정적인 평판과 이미지를 형성한다고 설명하고 있다. 고객 관점에서 항공 서비스의 품질은 지각되는 것이며 이 고객의 인식이 형성되는 과정에서 ESG가 긍정적인 후광을 형성해 서비스 품질을 좋게 평가하게 된다는 설명이다. 결과적으로 이는 브랜드 로열티를 높이는데 기여한다(Wang and Han, 2017). 다른 서비스 업종에서도 유사한 결과를 보였다. 예를 들어 Lee et al.(2020) 연구는 한국의 외식 프랜차이즈 업종에서 고객들이 인지하는 ESG가 높을수록 서비스 품질, 고객만족, 지속적 이용 의도가 높아진다는 근거를 보여주었다.
고객과 서비스 품질 관계에서 ESG 인식의 긍정적 효과에 대한 논증을 조직 구성원 영역에서 차용할 수 있다. 조직 구성원이 지각하는 소속 기업의 ESG는 서비스 품질에 대한 외부 평가 과정에서 후광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 택배 업종의 경우 서비스 품질 평가는 다차원 속성으로 이루어진다. 택배 운영 체계와 같은 인프라, 기업의 정책과 준비도, 분실률과 같은 정량 수치, 그리고 고객의 경험 품질 등이다. 기업의 ESG에 대한 택배 서비스 종사자의 인식이 높은 경우 외부 평가기관의 택배 서비스 품질 평가시 긍정적인 평가를 받을 가능성이 높다. 소속된 택배 서비스 종사자를 통해 형성되는 평판과 이미지가 고객의 경험품질과 외부 기관의 평가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택배 기업의 ESG가 서비스 품질 평가에도 반영되는 현실을 고려할 때 외부의 평가 시선에서 택배 기업과 소속 택배 서비스 종사자는 동일하게 여겨질 가능성(identification)이 높다. 이러한 동일시는 일반적으로 장기적인 서비스 품질 평가, 브랜드 로열티 형성에 중요하다고 알려져 있다(Huang, 2017).
이러한 논증을 토대로 택배 기업의 ESG와 서비스 종사자의 지각, 그리고 서비스 품질의 관계에 대해 다음과 같은 가설을 제시한다.
가설1. 택배 서비스 종사자가 인식하는 소속 기업의 ESG 활동은 택배 서비스 품질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가설1-1. 택배 서비스 종사자가 인식하는 기업의 환경 영역 ESG 활동이 높을수록 택배 서비스 품질이 높다.
가설1-2. 택배 서비스 종사자가 인식하는 기업의 사회 영역 ESG 활동이 높을수록 택배 서비스 품질이 높다.
가설1-3. 택배 서비스 종사자가 인식하는 기업의 지배구조 영역 ESG 활동을 높을수록 택배 서비스 품질이 높다.
위 가설에서 독립변수와 종속변수의 개념적 거리가 상대적으로 멀다. ESG 인식은 택배 종사자가 주체인 반면 택배 서비스 품질은 외부 기관 또는 고객 평가가 대상이다. 두 개념이 직접 관계보다는 어떤 경로를 거쳐 영향을 받을 것이라는 추론을 가능하게 한다. ESG 인식과 서비스 품질 두 개념을 이어주는 매개변수로 택배 서비스 종사자의 직무만족을 제안하였다.
먼저, 조직구성원의 ESG 지각은 직무만족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ESG가 내부 구성원의 태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경로는 다양하다(Bauman and Skitka, 2012). 가장 빈번하게 차용되는 설명으로 사회정체성(social identify)과 의미(meaning)가 꼽힌다. 첫째, 사회정체성 이론은 개인들은 대체로 자신이 속한 집단이나 사회의 특성, 속성으로 자신을 규정하려는 경향성이 있어서 개인 특성이 아닌 소속된 사회가 가진 모습으로 자아를 형성한다고 설명한다(Ashforth and Mael, 1989). 예를 들어, 소속된 조직이 외부로부터 존경을 받거나 평판이 좋은 경우 (실제로 개인이 그러한 지와는 별개로) 자신도 존경을 받는 존재로 인식하게 된다. ESG 성과가 높은 기업은 외부로부터 존경을 받는 기업일 가능성이 높다. 종업원이 소속된 기업의 ESG를 높게 인식할 경우 외부로부터 좋은 평판을 받는다고 생각하게 되며 이를 자신과 동일시하면서 자아개념이 긍정적으로 형성된다(Lee and Seo, 2017; Aguinis and Glavas, 2012; Kwon and Kang, 2012). 둘째, ESG는 의미를 통해 조직 구성원의 직무만족을 높일 수 있다. 직무의 동기부여에서 의미는 조직과 구성원을 연결하는 강력한 접착제(glue) 역할을 한다고 알려져 있다(Bauman and Skitka, 2012). ESG 활동을 높게 평가하는 조직 구성원은 자신과 조직이 모두 사회적으로 바람직한 가치를 추구하고 있다는 믿음과 가치를 높여 조직몰입을 강화한다.
ESG가 직무만족을 통해 서비스 품질로 연결되는 과정은 서비스 수익 사슬 모형(service-profit chain)이 논증의 기반이 될 수 있다. 서비스 수익 사슬은 조직 내부 구성원과 외부 고객을 연계하여 기업 성과의 영향요인을 경로와 흐름으로 설명한 모형이다(Heskett et al., 1997). 조직 구성원을 내부 고객, 고객을 외부 고객으로 인식하여 조직 구성원을 대상으로 하는 내부 서비스 품질(예: 다양한 동기부여 정책)을 높여 직무 만족을 높이면 외부 서비스 품질이 좋아져 고객 만족과 충성도를 높일 수 있어 궁극적으로 기업성과(예: 수익, 매출증대) 향상에 기여한다는 논리이다. 이모형은 다양한 맥락에서 실증되었다. 내부 서비스 품질, 내부 고객만족(직무만족)과 외부 서비스 품질, 외부 고객만족이 유의미한 관계로 연결되어 있다고 보고되었다(Hong et al., 2013; Loveman, 1998). 국내 외식 서비스를 대상으로 대규모 표본 연구에서도 구성원의 직무만족, 서비스 제공능력이 외부 고객 만족과 서비스 품질에 미치는 영향을 실증한 바 있다(Kim, 2014). ESG에 대한 택배 서비스 종사자의 지각이 사회정체성과 의미를 통해 직무만족에 영향을 미친다면 이는 서비스 수익 모형의 논거에 따라 외부 고객 만족과 서비스 품질에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 종합하면 택배 종사자의 ESG 인식과 택배 서비스 품질은 서비스 종사자의 직무만족에 의해 영향이 매개된다. 이를 논거로 다음 가설을 제시한다.
가설 2. 택배 서비스 종사자의 ESG 인식은 직무만족을 통해 택배 서비스 품질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3. 연구방법
3.1 측정도구
이 연구의 핵심 변수는 택배 서비스 종사자가 인식하는 소속 기업의 ESG, 직무만족, 택배 서비스 품질이다. ESG 인식과 직무만족은 인지적 척도로 측정하였고 서비스 품질은 국토교통부의 택배품질 평가를 척도로 이용하였다.
첫째, 택배 서비스 종사자의 ESG 인식은 10가지 ESG 활동 항목을 포함하고 있다. 이 연구에서 사용한 척도는 CSR에 대한 개인의 인지를 측정한 기존 연구에서 사용했던 문항을 차용하였다. ESG 용어는 최근 몇 년 사이 빠르게 확산되었고 이전에는 CSR이 보편적인 용어였다(Kong and Lee, 2022). 하지만 이전에도 CSR수준을 평가할 때 환경, 사회, 지배구조 세 가지 영역에서 점수를 종합하여 등급화 했기에 일반적으로 ESG평가라고 불렸다(Lee and Hong, 2015). 예를 들어, MSCI에 합병되기 이전 CSR연구에서 가장 광범위하게 활용된 KLD지수는 지배구조(투명보고, 주주관계, 구조, 기업윤리), 환경(기후변화, 오염배출, 자원효율성, 환경정책과 시스템), 사회(종업원, 공급사, 고객, 지역사회) 영역으로 구분하여 평가하였다. 우리나라 CSR 연구에서 자주 활용되는 한국지배구조원 등급도 ESG 세 차원으로 구분하고 있다(Korea Corporate Governance Services, 2022). CSR 인식 척도는 10가지 항목을 이용하였다. 환경(E) 2개 항목, 사회(S) 8개 항목, 지배구조(G) 2개 항목으로 구성되어 있다(Lee and Seo, 2017; David et al., 2005; Lee, 2020; Ko et al., 2014). 환경은 환경영향을 줄이기 위한 노력, 기후변화 대응 노력 등 2개 항목이다. 사회는 이해관계자에 대한 기업의 고려정도를 나타내는 것으로 종업원(다양성, 권리), 경쟁사(공정거래), 공급사(협력사 상생), 고객(고객보안, 안전과 보건), 지역사회(사회공헌), 일반사회(사회적 쟁점해소에 기여) 등 8개 항목이다. 지배구조는 투명성과 정보공개 등 2개 항목이다. 기업 ESG 등급 평가에서 지배구조는 일반적으로 건전성, 독립성, 투명성 등을 측정하는데 이 연구는 개인이 느끼는 기업의 ESG임을 감안해서 투명성에 초점을 맞추었다.
둘째, 택배 서비스 종사자의 직무만족은 소속감, 만족 등에 대한 내용으로 8개 항목으로 측정하였다(Messersmith et al., 2011; Colyes-Shapiro and Kessler, 2002). 이 두 변수의 측정도구는 7점 리커트 인지 척도이다. 셋째, 택배 서비스 품질은 국토교통부의 택배서비스 평가 자료를 활용하였다. 국토교통부는 매년 택배서비스 평가결과를 발표해 왔다. A+는 7점, C+이하는 1점, 7점 척도로 치환하였다. 2015년부터 2020년까지 6년간 평가점수의 평균을 택배서비스 품질 척도로 사용하였다. 택배서비스 종사자인식은 2015년 자료이며 서비스품질은 2015~2020년 평가자료이다. 독립변수와 종속변수 사이에 인과성을 고려하여 시차(time-lag)를 두고자 하였다.
설문조사 항목과 국토교통부의 택배서비스 평가 자료는 <부록>에 수록되어 있다. 택배 기사의 연령, 근속년수, 근무지역은 통제하였다.
3.2 표본
이 연구는 설문조사 방법을 이용하였다. 조사대상은 택배 서비스 종사자인 택배기사이다. 택배사별 택배 기사에게 설문을 실시했다. 2015년 11월~12월 약 2개월 동안 전국의 택배 기사에게 응답을 받았다. 택배기사는 회사에 직접 고용된 종업원은 아니지만 특수계약관계로 전속 계약을 맺고 있다. 응답자 구성은 다음 <표 1>과 같다.
3.3 측정도구 타당성 및 신뢰도
직무만족 측정도구는 조직행동 연구에서 오랜기간 타당성과 신뢰성이 확인된 바 있다. ESG를 환경, 사회, 지배구조 세 차원으로 분류하여 측정한 항목은 이질적인 활동들을 범주화한 것으로 내용 타당성(content validity)은 높은 반면 구성 개념 타당성(construct validity)은 높지 않다. 요인분석에서는 ESG 10개 항목이 단일차원으로 묶였다. ESG 주제에 집중하기 위하여 내용 타당성에 초점을 맞추어 E, S, G로 구분하여 분석을 수행하였다. ESG의 3개 차원별로 측정항목의 요인적재량은 기준치인 0.7을 상회하여(측정항목 E02제외-부록참조) 집중타당성은 충족하고 있다(Hair et al., 2006). 판별타당성은 일반적으로 평균분산추출(average variation extraction: AVE)과 변수간 상관관계를 비교하여 판단한다. AVE가 상관관계의 제곱보다 큰 경우 판별타당성이 있다고 본다. <Table 2>에서 ESG(Soc.)와 ESG(Gov.) 상관관계 제곱이 AVE보다 약간 큰 것을 볼 수 있다. 이 두 변수를 제외하면 판별타당성도 기준을 충족한다. 내적 일관성은 합성신뢰도와 크론바하 알파로 계산하는데 통용되는 기준값 0.7을 상회하여 측정항목 신뢰성은 유의한 것으로 나타났다(Hair et al., 2006). 직무만족 측정도구는 타당성과 신뢰성을 모두 확보하였다. ESG가 다양한 이해관계자, 다양한 주제에 대한 기업 활동을 모아 놓은 개념이기 때문에 미시 조직(예: 조직행동, 소비자행동)에서 통상적으로 요구되는 측정도구의 타당성, 신뢰도를 적용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 ESG 인식 개념은 측정도구의 한계가 있다는 점을 적시한다. 측정도구의 타당성, 신뢰도 분석결과는 <부록>에 제시하였다.
4. 분석결과와 토의
4.1 상관관계 분석
이 연구에서 독립변수는 택배 서비스 종사자의 ESG 인식(환경, 사회, 지배구조)이다. 종속변수는 서비스 품질, 매개변수는 직무만족이며 연령, 택배 서비스 근속연수는 통제변수이다. <표 2>는 변수간 상관관계를 보여주고 있다. 서비스 품질은 ESG중 사회(S)와 약한 수준에서 정(+)의 상관관계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택배기사의 연령, 근숙연수도 서비스 품질과 정의 상관관계를 보였다.
4.2 가설검증: 회귀분석
계층적 회귀분석을 이용하여 가설을 검증하였다. 이 연구의 첫 번째 가설은 택배 서비스 종사자(택배기사)가 인지하는 소속 기업의 ESG가 택배 서비스 품질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가설 검증을 위해 연령, 근속연수를 통제하고 ESG의 세 가지 차원(환경, 사회, 지배구조)의 영향을 분석하였다 (표 3). 응답자 성별은 고려하지 않았다. 응답자 중 남성이 98.2%로 절대다수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택배 서비스의 특성 때문이다. ESG인식이나 직무만족은 연령, 근속연수에 영향을 받는 것으로 통제하였다(예: Lee and Seo, 2017; Shi et al., 2016).
분석결과는 첫 번째 가설을 부분적으로 지지하고 있다. ESG를 환경, 사회, 지배구조로 구분하였을 때 사회(S)에 대한 인식이 서비스 품질에 유의미한 수준에서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는 결과를 보였다(β=0.40, p<0.01). 택배 서비스 종사자가 소속 기업의 ESG 활동 중에서 사회 부문의 활동이 높다고 평가할 경우 전반적으로 택배 서비스 품질이 높아진다고 해석할 수 있다. ESG의 다른 차원인 환경과 지배구조에 대한 인식의 영향은 유의미하지 않거나 예측과 반대되는 결과를 보였다. 지배구조(G) 활동에 대한 인식은 유의수준 10% 내에서 서비스 품질과 부(-)의 관계를 보였다. ESG 중 사회(S) 차원은 조직 구성원에게 더 밀접한 활동으로 구성되어 있어 이러한 결과가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 사회(S) 차원은 종업원, 경쟁사, 협력사, 지역사회 등 여러 이해관계자를 대하는 기업의 태도와 활동이다. 조직 구성원에게 덜 직접적으로 느껴질 수 있는 환경(E)이나 지배구조(G) 보다는 사회(S) 차원에서 느끼는 체감도가 높을 것이다. 서비스 품질을 지향한다면 ESG의 여러 활동 중에서 이해관계자 영역의 사회(S) 차원을 더 중요하게 고려해야 한다는 시사점을 제공한다. 지배구조(G) 인식의 영향은 이 연구의 예측과 다르다. 지배구조는 투명성을 의미한다. 잘잘못을 외부에 투명하게 알리고 공개하는 것인데 택배 기업의 소속 택배 기사가 인지할 때 투명성은 업무에 대한 부담과 연결될 수도 있다. 조직이 너무 솔직해질 때 고객과의 조우(encounter)를 담당하는 서비스 종사자가 충분히 보호받지 못한다는 생각을 가질 수도 있어 서비스 품질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는 가능성을 생각해 볼 수 있다. 결과적으로 E, S, G가 같은 효과를 주는 것이 아니라 각자 다른 영향을 주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 연구의 두 번째 가설은 택배 기사의 ESG 인식은 직무만족을 거쳐 서비스 품질로 이어진다는 매개효과에 대한 것이다. 매개효과는 Baron and Kenny(1986) 방법을 이용하여 검증하였다. 매개효과 검증은 세 가지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첫째, ESG인식과 서비스 품질 관계가 통계적으로 유의해야 한다. 둘째, ESG인식이 직무만족에 유의하게 영향을 미쳐야 한다. 셋째, 직무만족과 서비스 품질이 통계적으로 유의하면서 동시에 ESG인식이 서비스 품질에 미치는 영향이 유의미하게 감소해야 한다. 가설 1 검증에서 ESG 중 사회(S)가 서비스 품질과 통계적으로 유의했기 때문에 첫 번째 조건이 충족되었다. <표 4>는 두 번째, 세 번째 조건에 대한 결과를 보여준다. 먼저 ESG 중 환경(E)과 사회(S) 차원이 모두 직무만족과 긍정적인 관계가 있다는 결과를 보여주고 있다(환경→직무만족: β=0.12, p<0.05; 사회→직무만족: β=0.61, p<0.01). 두 번째 조건도 충족되었다. 그러나 직무만족과 서비스 품질과의 관계는 유의한 수준에서 확인되지 못했다. 결과적으로 ESG인식은 직무만족, 서비스 품질에 영향을 주지만, 직무만족과 서비스 품질 관계는 유의하지 않아서 직무만족의 매개효과에 대한 가설2는 지지되지 못했다.
5. 결 론
5.1 연구요약과 시사점
이 연구는 택배 서비스 산업에서 서비스 종사자(택배기사)가 인식하는 소속 기업의 ESG 활동이 직무만족을 거쳐 택배 서비스 품질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여 전략적으로 유용한 시사점을 제공하고 있다. 이 연구의 주요결과는 다음과 같다. 첫째, 택배 기업의 ESG활동에 대한 서비스 종사자의 지각이 서비스 품질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 ESG 범주 중에서 기업이 사회(S) 영역에서 활동을 많이 한다고 긍정적으로 인식할수록 택배 서비스 품질이 높아지는 것을 확인하였다. 반면 지배구조(G, 기업 투명성과 관련된 내용)에 대한 택배기사의 인식은 서비스 품질과 부(-)의 관계를 보였다. 둘째, 택배 서비스 종사자의 ESG 인식과 택배 서비스 품질 관계에서 직무만족의 매개효과는 확인하지 못했다. 다만, 택배 기사가 인식하는 소속기업의 환경(E), 사회(S) 영역의 활동은 서비스 종사자의 직무만족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것을 확인했다.
이 연구는 택배산업에서 택배 서비스 종사자의 ESG 인식과 서비스 품질의 관계에 대해 논증하고 실증 근거를 제공한 초창기 연구로 학술적, 실무적, 정책적 시사점을 제공하고 있다. 첫째, 이 연구는 서비스 종사자의 ESG 인식과 서비스품질의 관계를 다룬 국내 첫 번째 문헌으로 가치를 지닌다. 기업 수준의 ESG가 서비스 종사자의 인식을 통해 서비스품질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는 경로를 확인하였다. 둘째, ESG와 서비스 종사자의 인식, 직무만족, 그리고 서비스품질을 개인수준 분석단위와 조직수준 분석단위를 연결하는 초창기 연구로 학술체계에 공헌하고 있다. 특히 ESG는 기업 수준에서 행해지는 활동으로 개인 수준 연구에서는 소비자 또는 조직구성원의 인식에 초점을 맞추느라 성과 요인으로 개인수준의 조직효과성(예: 직무만족, 조직몰입 등)만을 다루는 한계가 있었다. 개인의 조직효과성은 궁극적으로 기업수준의 성과로 이어져야 한다. 이 연구는 서비스품질을 인식이 아닌 택배기업의 평가를 측정지표로 사용함으로써 개인-조직의 분석단위를 연결하여 분석하였다. 물론 조직단위 택배서비스 품질을 개인 분석단위로 맞추는 과정에서 편향이 발생할 수 있으나 성과를 주관적 인지척도가 아닌 객관적 평가척도로 활용하기 위해 불가피한 선택임을 인지해야 한다. 셋째, 논증을 위해 사회정체성 이론과 의미 관점을 차용했다. ESG를 조직구성원이나 소비자 차원으로 다룰 때 사회정체성 이론은 자주 활용되는 논리이다(Lee, 2020; Lee and Seo, 2017; Bauman and Skitka, 2012; Aguinis and Glavas, 2012; Lin et al., 2010). 이 연구는 서비스품질 연구 영역에서 ESG 주제 역시 사회정체성과 의미이론으로 현상을 잘 설명할 수 있다는 학술적 근거를 제공하고 있다.
이 연구결과는 택배기업에 중요한 실무적 시사점을 제공한다. 첫째, 택배기업의 ESG에 대한 서비스 종사자의 인식이 서비스품질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는 결과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최근 ESG 중요성이 강조되면서 택배 기업들도 ESG 경영에 동참하고 있다. 하지만 다수 기업이 ESG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고 무엇을 해야 할지 몰라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도 현실이다. ESG 활동이 택배 기사의 인식을 통해 서비스품질을 높이는데 도움이 되는 경로를 모니터링 하여 ESG의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전략과 추진 방안이 요구된다. 최근 기사를 보면 택배기업들이 친환경 자동차 도입 등 환경(E)에 우선을 두고 상대적으로 사회(S) 영역의 ESG 활동은 명확하지 않은 면이 있다. 서비스품질에는 ESG 중 사회(S)에 대한 서비스 종사자의 인지가 중요하다. 택배기사는 고객과의 조우(encounter)를 담당하는 서비스 진실의 순간을 책임지는 역할자이다. 이들에게는 환경 주제보다는 자신들을 포함한 이해관계자를 고려하는 기업의 활동, 즉 사회(S) 영역의 ESG에 더 민감할 수 있다. 택배기업이 ESG을 전략을 수립할 때 이들 메커니즘을 신중히 고려해야 한다. 둘째, 이 연구가 강조하는 것은 소속 기업의 ESG에 대한 택배기사의 인식이다. ESG 활동을 열심히 수행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러한 활동이 택배기사에게 충분히 인지될 수 있어야 한다. 택배기업이 자신들이 추구하는 ESG 전략, 활동, 그리고 성과와 외부 평판에 대해 서비스 종사자와 지속적으로 공유할 필요가 있다. 택배기사들이 소속기업의 ESG를 충분히 인지하고 자신 업무의 자긍심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기업-종사자간 소통이 요구된다. 셋째, ESG 인식은 택배기사의 직무만족을 높이는데 효과가 있다. 지속적인 단가 하락과 과도한 업무량은 택배 서비스 업종의 주요한 사회적 문제 중 하나이다. 업무 과부하가 지속되면 직무 불만, 직무 불안정이 커지고 고객 서비스에도 나쁜 영향을 줄 수 있다. 여러 가지 정책적 대안이 요구되겠지만 택배기업의 ESG 활동에 대한 공유만으로도 택배 서비스 종사자의 감정 부하를 줄이는데 일부 효과가 있다. 물리적, 정서적 노동 강도를 줄이는 방편만 함께 ESG 인식을 높여 인지적 안정감을 높이는 노력을 병행할 필요가 있다.
5.2 연구의 한계와 추후 연구 방향
이 연구는 택배 기업의 ESG, 서비스 종사자의 ESG 인식, 서비스 품질 관계에 대한 이론적, 실증적 기초를 제공하여 학술적, 실무적인 면에서 문헌적 가치를 제공하고 있지만 몇 가지 한계점을 지니고 있다. 이들 한계점을 보완하여 추후 연구가 수행되어야 한다. 첫째, 이 연구에서 서비스품질은 국토교통부의 택배서비스 평가등급을 척도로 사용하였다. 조직 분석단위 척도를 개인 분석단위로 맞추어 연구하였다. 이 서비스 품질 척도는 외부 전문기관의 평가이다. 이 연구에서 주요 설명논리가 택배 서비스 종사자와 고객의 조우, 진실의 순간에서 형성되는 서비스품질에 있다. 하지만 소비자가 직접 느끼고 체감하는 척도가 서비스품질에 충분히 반영되지 못한 한계가 있다. 향후 연구에서 실제 서비스 이용자가 느끼는 택배품질을 반영한 척도를 개발하여 이를 활용한 연구로 심화할 필요가 있다.
둘째, 이 연구에서 서비스 종사자의 ESG 인식을 조사할 때 사용한 측정항목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 인식을 다룬 문헌을 토대로 개발한 것이다. ESG 용어나 개념의 활용은 최근 몇 년사이 보편화되었지만 이전에는 CSR이 일반적이었다. CSR 성과를 측정할 때 ESG평가가 활용되었다. 이 연구에서 ESG 항목을 환경 2개 항목, 사회 8개 항목, 지배구조 2개 항목으로 분류하였다. ESG 영역에서 포함하는 쟁점들은 시기와 상황에 따라 달라진다. 서비스 종사자의 ESG 인식을 다루는 추후 연구는 최근 쟁점의 변화를 반영하여 항목을 재조정할 필요가 있다. ESG평가기관에서 사용하는 항목(예: MSCI, 한국지배구조원 등), 한국 정부에서 가이드라인으로 발간한 K-ESG에서 정리한 항목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인식척도를 개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셋째, 기업의 ESG에 대해 서비스 종사자와 고객의 인식을 종합한 연구로 확장이 가능하다. 이 연구에서 다루지 못한 고객 차원이 추가되면 다면적인 연구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서비스 종사자와 고객의 ESG 인식의 차이, 우선순위의 차이가 서비스품질 형성에 독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또한 고객차원의 변수로 고객만족을 매개변수로 고려할 수도 있다. 서비스 종사자의 ESG 인식, 직무 만족, 고객만족, 서비스품질로 이어지는 서비스 수익 사슬의 확장된 모형에 대한 탐구를 제언한다. 넷째, ESG 서비스 수익 사슬 모형을 다른 업종에서 실증하는 연구가 필요하다. 이 연구가 제안한 연구모형과 실증이 서비스 업종 전반에서 일반화 가능한지 검토가 필요하다. 특히, 택배 업종의 서비스 종사자는 지입제(持入制)로 맺어진 특수 거래 관계의 조직 구성원이다. 택배기업-택배대리점-택배기사의 거래관계는 일반 종업원이 갖는 기업에 대한 소속감과 다른 특수성이 있다. 이 연구는 이런 관계를 인지하면서도 소속 택배 기업의 조직 구성원을 전제로 하였기 때문에 직접 고용된 종업원이 갖는 ESG 인식의 효과에서 다른 결이 나타날 수 있다. 일반고용 형태의 서비스 종사자를 대상으로 한 비교연구가 필요한 이유이다.